레코벨의 창업, 고속성장, 성공적 매각의 노하우 (박성혁 KAIST경영대학 교수)

레코벨의 창업, 고속성장, 성공적 매각의 노하우 (박성혁 KAIST경영대학 교수)

[박성혁 동문: 경영공학 박사 05학번]

세 명의 레코벨 창업 멤버가 모두 KAIST 학부 및 대학원 출신인데, 저는 경영공학 박사과정을 졸업했습니다. 박사과정 때부터 MIS 전공을 살려 기업의 실데이터를 직접 분석함으로써 매출을 높이고 고객 이탈률을 낮추는 등 실용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이렇듯 연구를 통해 자연스럽게 사업을 위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고, 졸업 후에도 사업가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한국의 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일찍 깨닫고 모바일 비즈니스에서 어떠한 가치를 창출할 것인지 주로 고민해 왔던 시간이 실제로 사업화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창업을 하려고 박사학위를 취득한 것은 아니지만, 박사 후 창업이 드물다 보니 주변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만나보았던 수많은 사람들이 박사들이 열심히 만든 레코벨 기술의 신뢰도를 높이 평가하신 덕분에 초기 시장 진입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회사 설립 초반 B2B 컨설팅으로 비즈니스를 하던 시절에는 이렇다 할 경험과 브랜드가 부족하기 때문에 인력 자체로 평가받는 것이 중요한데, 젊은 박사들에 대한 고객사의 기대에 실력으로 부응하면서 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레코벨은 고객사에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IT벤처 회사입니다. 사이트에 방문한 고객의 선호도에 따라 100만 명의 고객들에게 서로 다른 상품을 보여주는 기술을 제공합니다. 창업한지 1년 반 만에 국내 최대 및 최다 고객사를 대상으로 독보적인 추천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이후 온라인 쇼핑몰 페이지뿐만 아니라, 이메일 및 앱 푸쉬 메시지 등 다양한 IT 서비스에 개인화 추천 기술을 적용해 오고 있습니다. 주요 고객사인 위메프, 아모레퍼시픽, 티켓몬스터, 신세계, 이마트, 교보문고, 위즈위드, 갤러리아 등 다수의 패션 쇼핑몰을 비롯해 해외 기업과도 사업을 확대 적용하고 있습니다.

레코벨이 어떻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을 이야기 해드리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레코벨은 국내 업계에서 유일하게 무성과 무보수 원칙을 내세웠습니다. 특히 추천에 의한 초과 성과를 과학적으로 추적하기 위해 AB 테스트를 업계에서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이를 위해 고객사의 서버를 반으로 나눠 기존 판매 기록과 레코벨의 개인화 추천 기술을 적용해 나오는 초과매출을 직접 비교했습니다. 초과매출이 나오지 않거나 지속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초과매출 확보가 증명되지 않으면 돈을 받지 않겠다는 매우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창업 1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 흑자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높은 영업 이익률을 유지하다가 옐로모바일에 성공적으로 매각된 것은 이러한 본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철학이 시장을 만나 얻어진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영업적 측면에서도 레코벨의 기술적인 장점을 강조하기 보다는, 고객사를 위해 초과 매출을 만들겠다는 약속만을 강조했던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객사 사례와 매출에서 보여지듯이, 레코벨은 현재 업계 내 국내 1위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국내에서 시장을 더 넓혀가고 있으며 해외시장에도 꾸준히 진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옐로모바일 지원 하에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더 재미난 사실은, 많은 분들이 레코벨이라는 회사는 알지 못하지만 레코벨의 고객사를 통해 우리의 추천 서비스를 적어도 한 번 이상 사용해보았다고 자부한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레코벨의 추천 서비스를 하루에 한 번 이상 쓰도록 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이며, 모바일 광고 분야에서도 혁신을 이룩하여 한국을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자는 것이 장기적 목표 입니다.

대기업, 연구소, 대학교도 물론 훌륭한 직장이지만, 많은 분들이 가고 싶은 회사를 창업하는 것에 도전한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KAIST 경영대학에서 공부한 분들이라면 경영은 물론이고 재무, IT, 전략, 조직 등의 분야에 대해서 최고의 교육을 받아 실력을 갖추었기에 사업을 시작하더라도 실수할 확률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라면 훌륭한 기술을 만들고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우수한 인력이 필요한데, 가장 훌륭한 인재들이 KAIST 경영대학 출신들이라 생각합니다. 레코벨의 성공사례가 좋은 본보기가 되어서 더 많은 분이 자극을 받고 도전하여 더 멋진 회사를 만든다면 큰 보람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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